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09/50-2008]
올림픽이 이제 끝이 났네요. 여긴 오히려 시간대라 반대라서 퇴근 후 저녁에 올림픽을 시청하기가 좋지만, 전부 미국경기만 틀어줍니다. 그 재밌다던 한국 야구도 결국 네이버 문자중계에 의존하고 말았네요.
그런데 미국 올림픽방송을 보면 미국이 전체순위 1위로 나옵니다. 출처: http://www.nbcolympics.com/
어찌보면 금메달 숫자에서 밀리니 억지로 1위처럼 보이려고 그랬다고 할수도 있고 옛날부터 그랬다고하니 메달에 색깔이 중요하겠느냐라는 철학에서 나온것일수도 있죠. 국민총생산으로 나누면 북한이 1위라는 기사도 있습니다.
학교 다닐때는 분명 올림픽은 참가에 그 뜻이 있다라고 배웠습니다만, 어쩌면 한국은 은메달을 따면 미안해 하는 몇 안되는 나라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어떤 종목에 우승 후보라도 하더라도 그 선수가 하루 12시간 하루도 쉬지 않고 운동을 하는동안, 경쟁선수는 13시간 했을 수도 있고, 그게 쌓였다면 1400시간 정도 차이가 나겠죠. 어쨌거나 최선을 다했던 아니던, 운이 좋았던 말았던, 올림픽이라는 최고의 무대에 나가서 최고로 즐거웠다라고 말하고 들려주는 사회는 분명 아닌듯 합니다.
이 책은 남자한테 선물받은 몇 안되는 책 중 하나입니다. 선물받은지 한 5년 된 것이다 보니 왜 줬는지는 감은 잘 안오는 군요. 아마 워커홀릭 같이 일하던 그때 제가 뭔가 위태해 보였었나 봅니다.
그리고 슈퍼스타 감사용의 원작일거라 거나 하는 예상과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감사용은 삼미슈터스타즈 선수들 중에는 별 희안한 이름이
금광옥, 인호봉, 감사용, 장명부, 정구선, 정구왕, 김바위
다있다 중 한명으로 언급되고 그 뒤로는 한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 |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 ![]() 박민규 지음/한겨레출판 |
책의 문체 자체는 개인적으로 그닥 선호하지 않지만 뒤로 갈 수록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프로야구가 처음시작되던 시절, 정부가 3S 정책으로 국민들을 정치적으로 무관심하게 만들려고 도입한 것이다 라는 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팔자는 프로야구가 문제가 아니라 프로야구를 도입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이야기 합니다.
프로라는 말을 도입하면서 1위가 되기 위해서 죽도록 노력해야 하고 그 결과가 순위로 매겨지는 사회로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작가는 아마 이 구절에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또 자신이 경쟁이라는 수레바퀴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프로야구라는 말을 자신의 직업으로 치환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이 세계는 언제나 선수들을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야. 어이, 잘하는데. 조금만 더 잘하면 될 거 같은데? 누군 이번에 어떤 팀으로 옮겨갔대. 연봉이 얼마래. 열심히 해. 넌 연봉이 얼마지? 아냐, 넌 할 수 있어. 그걸 놓치다니. 방출된 사람들이 뭘 하며 사는지 아니? ... 팀을 위해 사생활을 포기하는 건 당연하잖아! 밤중에 연습이라 보기 좋은데!. 다음달까지 타율을 2푼만 끌어올린다. 왜, 그것도 힘들 것 같아?... 네가 그러고도 프로야? 응? 너 이세계가 얼마나 냉정한지 모르지? 너 이바닥이 얼마나 좁은지 모르지? ... 힘들어? 힘들면 나가! 둘러봐, 다들 똑같은 조건에서 너보다 더 열심히, 잘 하고 있잖아! 그게 힘들어? 힘든 걸 이겨내는게 프로야! 좋아, 열심히 해, 누구에게나 슬럼프는 있지. 몸이 힘들면 정신력으로 이겨내! 올해 목표는 무승이다.
제가 대학교 4학년때, 3월 중순에 학과 총 MT에 따라갔었습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4학년 숫자가 1학년 숫자보다 많았습니다. 알아보니 다음날이 토익 시험이 있고, 1학년 거의 전원이 그 시험을 응시해야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청년 실업으로 요즘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는 소리도 심심찮게 들립니다.
너무 빨리 프로의 세계에 뛰어드는 것이 아닌가 싶군요.
이 책은, 이렇게 쉬지 않고, 쉬는 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느리게 사는 법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야구가 이기기 위한 야구가 아니라 즐거운 야구 느릿느릭한 야구였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죠.
필요 이상으로 바쁘고, 필요 이상으로 일하고, 필요 이상으로 크고, 필요이상으로 빠르고, 필요이상으로 모으고, 필요 이상으로 몰려있는 세계에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삼천포는 안좋은 의미로 계속 쓰여서 지명이 사천시로 바뀌었죠)
어쨌든, 어떻게 쉬는게 잘 쉬는 것이라고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대한민국의 4계절 계절마다 한번씩 여행한번 가지 않는다면 아마 제대로 못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쉬는날 특별히 뭔가를 하지 않으면서도 막상 어디로 나서지 못하는 것은 마음은 계속 필요이상으로 바쁘다는 소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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